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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헌터스 (스포 有) - 도입부에 멱살잡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이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 매진을 기록하는 대형 스타디움 공연이 없을 때면 이들은 또 다른 활동에 나선다. 바로 비밀 능력을 이용해 팬들을 초자연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
평점
-
감독
크리스 애펄핸즈, 매기 강
출연
아덴 조, 안효섭, 켄 정, 메이 홍, 유지영, 김윤진, 조엘 킴 부스터, 라이자 코시, 대니얼 대 김, 이병헌

 

미국에서 케이팝 걸그룹을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데 그 내용이 걸그룹이 악령 퇴치하는 내용이라니, 적이 저승사자 아이돌이라니 이게 무슨 희안한 조합인가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평도 좋고 영화에 나왔다는 호랑이랑 까치가 귀여워서 한번 보기로 했다

애들 영화라 러닝타임이 1시간 39분 밖에 안 하는 것도 좋고 영어 더빙과 한국어 더빙이 둘 다 있는 것도 좋다

도입부가 일단 압도적이다!

과거부터 노래로 악령을 퇴치해온 영웅들이 조선시대에는 무당과 기생이었고 그 이후 시대별로 달라져 왔지만 걸그룹이라는 구도 아래 오랜 기간 이 영웅들이 세상을 지켜왔음을 보여주는게 좋다

거기다 현재 세상을 지키고 있는 헌트릭스의 능력을 비행기 안에서 악령을 퇴치하고 그대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공연장으로 도착하는 걸로 보여주는데 그 과정에 멋진 뮤지컬씬 까지 더해져 시작한지 10분도 안 되서 심장이 뛰게하는 멋진 연출이었다!

와씨 아니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보러 갔는데 언니들이 비행기에서 낙하산도 없이 떨어져서 노래를 부른다고?? 완전 반하는거지 ㅋㅋㅋㅋㅋㅋ

거기다 헌트리스 멤버들이 먹는 김밥, 컵라면, 새우깡, 호떡 같은 주전부리도 한국 느낌 그 자체라 반가웠다

사실 미국에서 한국 케이팝을 소재로 애니를 만든다는 것도 그렇고 걸그룹이 악령 퇴치한다는 내용도 그렇고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인데 도입부에서 화려한 연출을 통해 우리 이런 영화고 싫으면 영화 꺼 라는 느낌으로 기강을 확실하게 잡아서 진짜 홀린듯이 영화를 보게 됐다 ㅋㅋㅋㅋ

루미가 공연을 못 하니까 위로의 의미로 국밥 먹으러 가는 것도 목욕탕 같이 가는거에 집착하는 것도 너무 한국스럽다 ㅋㅋㅋㅋㅋ

사자보이즈 멤버도 완전 한국 남돌 스타일이고 적당히 근육이 있는 슬렌더한 몸매에 잘 생긴 외모를 가진 남주 진우 캐릭터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근데 사실 저승사자는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안내해주는 공무원일 뿐이지 사람 죽이고 다니는 나쁜 놈이 아닌데 악령 대장 같은 느낌으로 나와서 아쉬웠다

영화 속 유머도 소소하게 내 취향이다 ㅋㅋ

악령이 뭔 아이돌이냐 했는데 저승사자들 얼굴 잘생기게 만드니까 오 되겠는데? 하는 것도 웃기고 헌트릭스의 매니저인 바비가 1만명의 소리지르는 팬이 없다고 생각하자 하니까 바로 밖에서 경호원이 1만명의 소리지르는 팬들이 있어요! 하는 것도 웃기고 바비가 수습했을꺼야 했는데 바비가 전화로 바로 얘들아 수습이 안 돼 하지만 난 이럴려고 돈을 받지 라고 한 것도 웃기고 웃길려고 만든 장면은 아닌거 같은데 아이돌 시상식에서 골든 부르다가 갑자기 끌어내려 노래가 나오는데 루미가 이 노래가 왜 나오는거지?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노래 나오자마자 골반을 흔들며 화려한 안무를 시작하는거 보고 또 웃었다 ㅋㅋㅋ

그리고 매니저 바비 흑백요리사에 나온 에드워드 리 셰프님 닮았다 ㅋㅋㅋㅋㅋ

다만 애들 영화라 그런지 영화 속 갈등과 그 해결 방식에는 전혀 공감이 안 간다

애초에 사자보이즈가 인기가 있다고 혼문에 위기가 생기는 것 부터 이상하고 실종자가 3배씩 늘어났다는 뉴스가 나오는데다 지하철 한 동에 있던 사람들이 싹 사라졌는데 그게 영화 속에서 큰 문제로 다뤄지지 않아서 집중이 안 된다

아니 지금 지하철에 있던 사람이 싹 사라졌는데 노래 가사가 문제야?? 이 사람들은 다 죽은거야? 너무 무서운데? 하는 기분만 든다

그냥 사람들의 기력만 빨아간다는 설정이면 좋았을 것 같다

진우와 루미가 둘이 만나 나누는 얘기도, 둘이 호감을 쌓는 과정도 공감이 안 갔다

아 근데 이건 내가 진우의 회상속 여자와 아이를 부인과 딸이라고 생각해서 유부남이 지금 어린 애 꼬시는거야? 라는 마음으로 봐서 그런거기도 했다

근데 알고 보니 어머니와 여동생이었다 ㅋㅋㅋ

거기다 악령으로써의 자기를 드러내기로 한 루미가 여전히 정의로운 점도 납득이 안 간다

애초에 이모와 대화하면서 자기를 숨겨야만 하는 혼문은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장면 자체가 존재 의미가 없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도 감동이 좀 덜 했다

루미의 악귀 문양이 보이자 마자 갈라져버렸던 헌트릭스가 루미의 노래 한 곡으로 합쳐지는 전개는 너무 성의가 없었고 진우가 갑자기 루미를 위해 희생하는 것도 뻔하지만 뜬금없었다

그래도 설정은 좋았다

대대로 혼문을 지켜온 헌터들이 노래로는 방패를 만들고 실제 악령을 만났을 때는 무기를 들고 싸우는데 그 무기들이 검, 언월도, 단검 같은 근접형 무기인게 좋았고 그 무기로 보여주는 액션씬들도 화려하고 멋졌다!

남캐들과 로맨스가 나오긴 하지만 살짝 양념으로만 나왔을 뿐이고 영화에서 중요한건 여주인공의 행동과 헌트릭스 멤버들과의 관계인게 느껴져서 좋았다

아 그리고 진우가 부리는 호랑이랑 까치가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

사실 분량은 얼마 안 되는데 첫 등장에 까치는 눈 세개 인거 보여주고 호랑이는 지가 쓰러뜨린 자꾸 화분 세울라하는데 실패하는게 너무너무 귀엽고 까치가 쓰고 있는 갓이 사실 호랑이 쓰라고 만들어준건데 까치가 뺏아서 쓰고 있다는 것도 귀여웠다 ㅋㅋㅋㅋ

호랑이가 침이 잔뜩 묻은 편지를 주는 것도 귀여웠다 ㅋㅋㅋㅋㅋ

나오는 노래들도 다 마음에 들었다

극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영화인데 그 부르는 노래가 완전 k pop스타일이라 신선하다

나는 영어 더빙으로 봤는데 영어 노래 중간중간 한국어 가사가 나와서 와 이거 완전 요즘 아이돌 노래다 싶었고 노래파트 랩파트가 분명히 나누어진 노래 구성도 케이팝스러워서 마음에 든다

움직임이 좀 뚝뚝 끊어지는 듯한 작화가 처음엔 적응이 안 됐는데 나중에는 액션씬과 안무씬의 화려함을 더해주는 장치로 느껴졌고 쨍한 색감도 좋았다

뻔하고 좀 억지스러운 전개는 아쉬웠지만 미국에서 만든 한국 배경 영화치고 고증이 꽤 잘 됐고 액션씬과 공연씬에서 돈 들인 티도 많이 나는데다가 노래가 전부 좋아서 딱 내 취향이었다

★★★★